시인과 시

추억하지 말기

사과나무 아래서 2007. 6. 13. 18:23

 

추억하지 말기


 

            윤 재철


뒤돌아보지 말기
다시 생각하지 말기

흘러간 것은 흘러간 대로 그냥 두기
아름답게 두기
아니 추억하기
철저하게 추억하기

처음 잡았던
손의 따스함부터
그때 그 눈동자
아득한 절망까지
두 눈 뜨고 기억하기
지치도록 기억하기

그리하여
다시 추억하지 말기
다시 생각하지 말기

흘러간 것은
흘러간 것대로 그냥 두기
흘러가는 것도
흘러가는 대로 그냥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