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있는 섬
노대통령의 죽음을 보며
사과나무 아래서
2009. 5. 26. 09:26
노대통령의 죽음이 넘 놀랍고 믿어지지 않는 요 며칠이다
죽음이란 게 이렇게 현실적이고 비정하게 다가온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를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았지만 정말로 죽음은 모든 걸 무화시켜 버리는 것 같다
다니는 선원에서 늘 말한다..언제 갈 지 날짜 시간을 모른다고..
산다는 건 실은 하루하루 죽음에 가까와지는 거라고..
그러니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의 문제가 남는다..
사십 넘으면서부턴 이런 생각이 더해지는데..
모든 죽음이 그랬지만 그분의 죽음을 보며 사는 게 뭔지 하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된다
고민하고 애쓰고 붙잡으려고 하는 그 모든 것들의 부질없음..
정말 무얼 위해 이렇게 아둥바둥 살고 있는지에 대한 허탈감..
우리모두에게 마음 한자락을 비우라는 메시지 같기도 하다
이렇게 말은 하지만 삶의 이 끈끈한 굴레 속에서 결국은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씁쓸하기도 하다..
그렇다해도..
넘 버둥거리지 않고 연연하지 않으며 하지만 열심히 살고 싶다..
이제까지 무의미하게 살았으니 이제라도 좀 의미있게..
그래서 죽을 때에도 후회없이 잘 죽을 수 있도록..
노대통령도 훌훌 벗고 좋은 곳으로 가시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