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증권

투자의 시대, 아직도 적금만 고집하는가?

사과나무 아래서 2007. 6. 1. 19:54

투자의 시대, 아직도 적금만 고집하는가?

고객 : “저는 예금보호가 되는 6.5%짜리 적금에 가입하고 있어요!”
필자 : “아 그러세요, 적금금리는 꽤 높은데 1년 만기될 때 얼마 받는지도 아시겠네요?”
고객 : “그럼요, 한 달에 100만원씩 넣으니깐...... 1년이면 원금이 1,200만원에 이자가 6.5%이니까 78만원에서 세금 120,120원을 제하면 이자만 66만원 정도로 세 후 수익률은 5.5%정도 될걸요?”
필자 : “통장에도 만기 시 수령할 금액이 그렇게 적혀 있나요?”
고객 : “확인은 해보지 않았는데, 그렇게 되어 있겠죠? 그래도 물가상승률 보다는 높은 금리에 투자를 하고 있으니 저 잘하고 있는 거죠?”
필자 : “고객님 은행 적금상품이 단리 일까요? 복리일까요?”
고객 : “그것은 잘 모르는데요!”

주로 2금융권의 고금리를 찾아 안전하게 투자한다는 고객과의 대화 내용이다.

세 후 수익률과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수익률에 대한 개념이 있는 고객으로 나름 현명한 투자결정을 했다고 자신에 차 있었다.

하지만 은행적금의 금리구조에 대해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고객의 표정은 점차 일그러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필자의 설명을 못 믿겠다는 듯이 거래중인 은행에 전화를 걸어 본인의 계좌번호를 대고 만기에 수령하는 금액을 물었다.

은행에서 알려준 실제이자는 35만원대로 실제 수익률은 2.98%라는 말에 필자는 자세히 그 연유를 설명했다.



'당연히 357,000원을 받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재테크 IQ가 꽤 높은 분들이다.
이 고객은 적금의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만기 1년의 적금이라는 의미는 금융기관에 1년 12개월을 예치 했을 경우 6.5%의 금리를 준다는 말이다. 따라서 1개월 차에 불입한 금액에 대해서는 당연히 6.5%의 금리를 받을 수 있으나 2개월 부터는 6.5%에서 1/12만큼의 이자가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고객이 자랑하던 6.5%짜리의 적금은 세금을 제하고 나면 2.98%에 불과하다.2006년 말 기준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2.4%에 근접하는 수익률로써 투자매력은 크게 떨어지는 수익률이라고 할 수 있다.

물가상승률이라는 의미는 내가 가지고 있는 돈이나 자산의 가치는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자동적으로 가치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정기적금과 적립식펀드는 매월 일정금액을 정해진 날짜에 자동적으로 저축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수익률 표기방식에는 큰 차이가 있다.

위와 같이 은행 이자율은 단리로 계산되지만, 적립식펀드의 수익률은 환매시점에서의 수익에 따라 복리효과를 낼 수도 있기 때문에 이 두상품의 수익률이 같다고 했을 때 실제 수익은 적립식펀드가 2배가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정기적금의 1년 수익률이 6.5%라고 했을 때 만기시의 세후 수익률은 2.98%이다.하지만 국내 적립식펀드의 1년 운용수익률이 6.5%였다면 실제 수익도 6.5%에 가까워 2배 이상의 수익률 차이가 난다. 왜 그럴까? 바로 세금차이이다.

주식형펀드의 운용수익은 크게 주식매매 양도차익(주식 매수매도간의 차액으로 생기는 이익), 배당수익(보유 종목의 배당금), 채권이자 수입, 콜론 운용수익으로 나뉜다.

국내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이며, 주식형펀드에서 생기는 대부분이 매매차익이라고 감안할 때 실제로 세금으로 나가는 부분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금보다 무조건 펀드가 좋은 것은 아니다.적립식펀드는 종합주가지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거나 V자형으로 움직였을 때 수익을 내기에 좋은 구조이지만, 주가가 장기적으로 하락하거나 ^형으로 움직일 때는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일정 기간 후 꼭 써야 하는 목적자금이라면 주가등락에 따라 손실을 볼 수 있는 펀드보다는, 수익은 적지만 원금보장에 확정수익을 주는 예금이나 적금이 유리하다.

어릴 적 ‘밀림의 왕자 타잔’이라는 TV프로그램을 즐겨 보곤 했다.한 손으로는 제인을, 치타를 등에 업고 정글의 나무넝쿨을 타고 밀림을 누비는 타잔...

이 넝쿨을 타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몸무게를 실어 넝쿨 길이의 반지름만큼 원을 그리며 새로운 넝쿨을 잡고 이동해야 한다. 어쩌다가 늪에 빠진 적이 있었다. 늪은 물체를 한없이 끌어당겨 삼켜버린다.

우리가 가진 재화나 금전도 물가상승률이라는 늪에 빠져 실질금리 마이너스라는 위험에 노출이 되어 있다. 이 늪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온갖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밀림의 왕자 타잔처럼, 나의 자산이 물가상승률이라는 늪의 먹이가 되지 않도록 변화의 속도보다 빨리 움직이거나 물가상승률을 이길 수 있는 금융상품의 활용이 필요하다.

 

-출처  eM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