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연금

해약하면 가산세 갈아타면 돈 되네-연금저축

사과나무 아래서 2007. 11. 8. 11:18
[MONEY] 해약하면 가산세 갈아타면 돈 되네 [중앙일보]
연금저축 재테크
연 수익률 2 ~ 60% 상품따라 천차만별
`계약이전` 신청하면 소득공제 때 불이익 없어


매년 연말정산 시즌만 돌아오면 30대 직장인 A씨는 속이 쓰리다. 부양가족이 없어 세금을 돌려받기는커녕 토해내지만 않아도 다행이다. 그래서 몇 년 전 가입한 게 연금저축신탁이다. 한도를 꽉 채워서 소득공제를 받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알고 보니 수익률이 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도 턱없이 낮다. ‘소득공제 받는 걸로 만족하자’ 했는데 직장 동료 B씨가 든 연금펀드는 소득공제도 받으면서 연 수익률이 30%를 웃돈다는 얘기에 기분이 언짢아졌다. 요즘 A씨는 연금저축신탁을 해약하고 B씨가 든 상품으로 갈아타야 할지 고민이다.

A씨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다. 은행·보험사의 연금저축신탁과 연금저축보험 수익률이 저조한 반면 증권사에서 파는 연금펀드 수익률은 고공 비행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금저축 상품은 가입 후 5년 이내에 중도해지하면 매년 소득공제 받은 불입 원금 합계의 2.2%를 해지 가산세로 내는 불이익을 당한다. 그러나 계약이전 제도를 활용하면 불이익 없이 연금 갈아타기를 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 상품개발부 안홍덕 차장은 “내가 가입한 연금상품이 마음에 안 들면 계약이전 제도를 통해 아무 불이익 없이 다른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며 “그러나 이 제도를 몰라 불만이 있어도 그냥 참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연금저축 어떤 게 있나=연금저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은행에서 파는 연금(저축)신탁과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 그리고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다. 가입 대상(만 18세 이상 국내 거주자)이나 연말 소득공제 한도(퇴직연금과 합해 300만원)는 똑같다. 그러나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은행 연금신탁의 경우 채권형은 연 3%대, 주식이 일부 편입된 안정형도 은행별로 2~7%대에 불과하다.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은 대략 4%대 후반이다. 반면 연금펀드는 ‘하나UBS인베스트연금주식’의 1년 수익률이 62.96%나 된다. 연금펀드는 일반 펀드와 같이 운용사의 실력과 펀드 유형별로 수익률 격차가 크다. 가령 채권형 연금펀드의 1년 수익률은 2~3%대로 연금신탁보다도 낮다.

이 밖에 2001년 이전에 가입한 상품이 있다면 이는 위의 연금저축과는 다른 개인연금이다. 72만원까지만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연금을 받을 때 이자소득 전체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연금저축은 나중에 연금소득세를 물린다. 연금저축보험이 아닌 일반 연금보험은 소득공제는 받을 수 없고 10년 이상 유지해야 이자소득세를 면제받는다.



◆어떻게 갈아타나=계약이전 제도를 이용하면 연금신탁과 연금저축보험, 연금펀드를 오갈 수 있는 것은 물론 같은 유형의 연금 상품 안에서 금융회사만 바꿀 수도 있다. 예컨대 수익률이 낮은 은행 연금신탁 대신 연금펀드로 옮길 수도 있고, A운용사의 연금펀드 대신 B운용사의 연금펀드로 갈아탈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가입을 원하는 상품을 파는 금융회사에 가서 계좌를 만든 뒤 기존에 가입해 있는 금융회사에 가서 계약이전 신청서만 제출하면 된다. 이렇게 하면 연금 가입 기간이나 연말정산 내역과 같은 관련 기록도 자동적으로 옮겨진다. 연금 가입 기간이나 세제상으로 전혀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얘기다. 다만 2001년을 기점으로 그 전에 가입한 개인연금은 그 이후의 연금저축으로 갈아탈 수 없고 2001년 이후의 연금저축끼리만 갈아탈 수 있다.

한편 연금저축보험을 다른 상품으로 갈아탈 때는 좀 더 주의가 필요하다. 보험회사에서 다른 금융회사로 갈아탈 때는 이전금액(해약환급금)이 납입 보험료보다 적어 원금을 손해 볼 수도 있다. 상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가입 후 5년은 지나야 원금을 손해 보지 않는다. 또 연금저축보험은 이름만 보험이지 사실상 보장 기능은 없다. 보장을 원하면 별도로 특약으로 추가해야 한다.

삼성생명 조재영 FP팀장은 “다른 연금상품은 몇 년에 걸쳐서 받는 게 고작이지만 연금저축보험은 연금을 평생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지금은 펀드 수익률이 높지만 운용실적에 따라 원금을 까먹을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안혜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