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있는 섬

무제

사과나무 아래서 2008. 10. 9. 23:11

 

 

경춘선을 꼭 같이 타고픈 넘이 있었다. 
꼭 그랬다. 
근데 그케 하지는 못했다. 
참 슬프다. 그 넘 생각하니.... 
맘이 아포진다. 

잘 살아라, 진심으로... 
내 맘의 고향과 같은 넘이다. 

근데두 지금 내가 그 넘을 생각하면 속이 마구 쓰려오는 건... 
그 넘을 좋아했던 젊은 날의 내 맘이다. 
나를 좋아했던 젊은 날의 그 넘 맘이다. 

시포렇게 젊었던 그 때 우리들. 
서로가 서로에게 첫사랑이었음을... 
만약에 내가 그 넘을 못 잊는 맘이 있다면 
그건 그 넘 자신이 아니라, 

그 넘을 기리던 
젊은 내 맘에 대한 그리움이다. 
젊었던 나에 대한 그리움이다. 

그니까 슬포진다. 

그치만 환상은 깨뜨리면 안되는 거다. 
환상을 깨뜨리면 그 자리만큼 황황해져서... 
도저히 그 자리를 다시는 메울 수가 없는거다. 

언 넘에 대한 환상이 뽀개지고 난 담에, 
나 살아가기가 이케 디로운데... 
옛 넘마저, 그 기억에서마저 
나 결국 채이고나면 
어캐 살아가나. 서러워서... 

그러니까 그리우면 그리운 데루 
속 좀 쓰리면, 쓰린데로 
환상과 추억은 제 자리를 지켜야 한다. 

옛 넘은 옛 넘대로 살아야한다. 
보구싶어도 참아야 한다. 
머리카락 쥐뜯으며...참아내야 한다. 

글다가 더 보구싶어지면... 

오늘처럼 자꾸 쓸쓸해지면... 

옛 넘을 추억하면서 
찐~~~했던 첫키스를 추억하면서 
좀 더 찐~~~하게 술 한 잔 하면 된다. 

 

                                출처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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