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주인공도 발등 찍힐라 |
5/30 03:20 [조선일보] |
![]() 드라마 ‘쩐의 전쟁’에서 사채업자 독고철(신구 분)은 현금 1억원이 든 가방을 주인공 금나라(박신양 분)에게 건네며 ‘소망저축은행’에 입금하라고 지시한다. 천신만고 끝에 저축은행에 1억원을 넣는 데 성공한 금나라. 과연 적절한 재테크일까. ◆망하면 사채업자도 돈 못 건진다 사채업의 ‘큰손’이 저축은행에 돈을 넣는다니 왜 그럴까? 전국 109개 저축은행 평균금리가 27일 기준 연 5.43%로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에 비해 0.4%포인트 정도 올랐다. 은행 특판예금도 연 5% 정도에 머물고 있으니, 상당히 솔깃한 조건이다. 이 때문에 매년 공직자 재산공개 때마다 저축은행은 금융 관련 공직자들이 즐겨 찾는 금융기관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러나 위험도 있다. 지난 25일 포항 경북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한 것을 비롯, 올 들어 저축은행 세 곳이 영업정지를 당했다. 높은 금리를 주지만, 망할 위험도 있다는 이야기다. 저축은행 예금은 한 사람당 원리금을 합해 5000만원까지만 보장된다. 만약 소망저축은행이 망하면 천하의 사채업자 독고철도 5000만원밖에 못 돌려받는다. ◆돈 출처 명확히 밝힐 수 있어야 그럼 5000만원 이하면 무조건 안전할까? 그렇지 않다. 돈의 출처가 누군지도 명확해야 한다. 지난 9월 영업정지를 당해 현재 파산 선고를 앞두고 있는 분당 좋은저축은행 고객 중에는 이런 사람도 있었다. ![]() 직장인 김모(50)씨 부부는 각각 4700만원, 4200만원씩을 남편과 아내 이름으로 입금했다. 1인당 보장한도인 5000만원 이내여서 저축은행이 망하더라도 전액 보상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창구 직원의 실수로 부인 통장에도 남편의 인감 도장이 찍혔다. 더구나 부인 통장을 만들 때 입금됐던 돈 4200만원이 남편 명의의 수표였다. 이 때문에 좋은저축은행이 영업정지당한 뒤 정부(예금보험공사)는 부인 통장으로 입금된 돈 4200만원도 남편의 것이라는 판정을 내렸다. 부인의 통장은 남편의 돈을 명의만 부인으로 한 ‘차명 계좌’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8900만원 모두가 남편 한 사람 명의이니, 이 중 5000만원(1인당 보장 한도)만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김씨 부부 입장에선 3900만원을 못 받는 셈이다. 김씨는 “부부 사이의 증여 아니냐”고 주장하고 있지만, 예보는 “증여 의사를 표시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예보는 김씨가 나머지 3900만원을 다 돌려받으려면 소송을 걸라고 말하고 있다. 저축은행 하나가 망하면 김씨와 비슷한 사례가 10건 넘게 발생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저축은행에서 안전하게 돈 굴리려면 더구나 5000만원 이내 예금이어서 전액 보장을 받는다 하더라도, 예금 금리에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즉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면 5%를 넘는 금리 대신 금융기관 1년 만기 평균 정기예금 금리인 연 3.2% 정도를 받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 또 예보에서 가지급금으로 몇 백만원을 미리 지급하지만, 예금 전액을 찾으려면 최소 6개월은 걸려야 한다. 따라서 금리도 중요하지만, 일단 망하지 않을 만한 저축은행을 꼼꼼히 따져 봐야 한다. 어떤 저축은행이 망하지 않을까.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금융기관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이 가장 도움 되는 지표다. BIS 비율은 높을수록 좋다. 상호 저축은행 중앙회 홈페이지(www.fsb.or.kr)의 ‘경영공시’ 코너에 들어가면 각 저축은행의 BIS 비율을 확인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은 저축은행의 BIS 비율이 적어도 5%를 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금융계에선 경북·대구·충남·부산 지역에 금감원의 BIS 지도비율인 5%를 밑도는 곳이 네 곳이나 남아 있는 만큼, 앞으로 추가로 영업 정지되는 저축은행이 나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 저축은행 관계자는 “자신이 한 예금을 모두 보장받기 위해서는, 한 저축은행에 가족의 예금을 모두 몰아 넣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정훈 기자 runto@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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