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과 시

그래요

사과나무 아래서 2007. 6. 13. 22:35

 

그래요 / 김용택


꽃이 피면 뭐 허답뎌
꽃이 지면 또 어쩐답뎌
꽃이 지 혼자 폈다가
진 사이
나는 그 사이를 오가며 살았다오

꽃 피고 지는 일 다
다지금 일이지요
겁나게 질고 진
봄날이었구만요
산이 무너지고
디딘 땅이 캄캄하게 푹 꺼지는 줄만
알았지요
그래요
봄에만, 죄가 꽃이 되지요
누구든 다 그렇게
버릴 수 없는
빈 꽃가지 하나씩
마음에 꽂아두고
그래도 이렇게 또 오는 봄
가는 봄을 살지요

 

 

 


 

 

'시인과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형도  (0) 2007.06.14
푸른 나무  (0) 2007.06.13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0) 2007.06.13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0) 2007.06.13
추억하지 말기  (0) 2007.06.13